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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제 엔진을 창조하다

 

우리는 이제 막 정보 시대를 빠져나와 '바이오 소재'의 새 시대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 이 바이오 소재의 시대에 벌어질 놀라운 일들은 전세계적으로 인터넷보다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 시대의 제품들은 불, 바퀴, 자동차보다 더 중요할 것이며, 오늘날 최고 성능을 지닌 슈퍼컴퓨터보다 더 빠르고 더 생산적일 것이다. 바이오 소재 시대에는 지금까지 인류가 축적한 모든 지식보다 더 많은 지식을 더 짧은 시간 안에 얻게 될 것이며, 바이오 소재 기술은 전세계 군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바이오 소재의 신시대는 세계 경제를 바꿔놓을 것이다. 이제 바이오 소재 기술은 정보 기술을 대신해 새로운 세계 경제 엔진으로 등장할 것이다. 사실상 이미 대전환은 시작되었다.

 

 

 

새로운 하이테크

 

20세기 말 30여 년 간을 우리는 '정보 시대'라고 불렀다. 그리고 컴퓨터, 통신, 전자공학, 소프트웨어 산업 및 그와 유사한 산업들을 일반적으로 '하이테크' 산업이라고 불러왔다. 정보의 가치와 유용성이 증가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이 기술의 찬란한 미래를 찬양하며 "우리는 정보 시대의 여명에 있다."는 말을 마치 유행어처럼 퍼트렸다. 하지만 그들은 틀렸다.  새 천년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정보 시대의 처음이 아니라 끝에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물론 정보는 중요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보도 마치 전기처럼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값싸고 유용한 도구 정도로 인식될 것이다. 전기와 마찬가지로 어디에나 존재하고 누구나 그것을 이용하겠지만, 그 이상은 아닐 것이다. 오늘날 정보 시대가 급속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 가지 주요 기술의 힘이 크다. 첫번째는 디지털화 또는 콘텐츠 전환 기술이다. 즉 음성, 데이터, 비디오, 이미지 등을 공통적인 디지털 형태로 바꿔서 따로 또는 함께 공통의 전송 매체를 사용해 주고받는 기술이다. 두번째는 이런 정보의 흐름을 조작,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이다. 세번째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또는 컴퓨터 칩으로서, 이는 위 두 기술의 핵심 구동 장치이자 저장 장치이다. 결론적으로 이 세 가지 기술에 의해 정보의 비용이 현저히 낮아졌고, 쓰임새는 많아졌으며, 이용은 더욱 편리해졌다. 그런데 지금 이 세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서 있다. 인터넷 역시 어떤 새로운 기술이 아닌, 이미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이 세 가지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과 제품의 수명 주기가 성숙기에 이르게 되면 상황은 반대로 된다. 공급이 많아져 제품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구입도 용이해지며 광고는 이 제품 또는 기술의 다양한 용도를 메시지로 전달한다. 공급자간의 경쟁은 주로 상표 이미지에 의해 결정되는데, 주로 차이점 또는 새롭게 변형된 용도를 강조하게 된다. 바로 오늘날의 정보 기술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단지 50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보 시대의 핵심 제품인 컴퓨터 칩과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빠르게 노화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정보 시대의 기술과 경제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 신호는 여러 곳에서 아주 뚜렷학 나타나고 있다. 1999년에는 디오 전화, 가전 제품, 자동차 등 컴퓨터 외의 용도로 만들어진 칩이 컴퓨터에 사용되는 칩보다 많아졌다. 컴퓨터 자체의 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경제 관련 분야이든 아니든 간에, 여기저기에 컴퓨터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정보 이용료가 저렴해지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사람들이 정보의 바다에 빠져 죽게 생겼다고 불평을 하기에 이르렀다. 30년 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컴퓨터는 고사하고 계산기도 만져보지 못했다. 한때는 매우 드물고 비싼 장비였던 컴퓨터가 이제는 모든 사무실과 공장은 물론이고 각 가정에서도 한 대 이상씩 소유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컴퓨터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다. 더욱 다양한 고급 소프트웨어가 쏟아져 나오겠지만, 그 가격은 아이들 과자 값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전보다 훨씬 싸면서 기능은 더 많은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니 컴퓨터니 하는 것들은 이제 더 이상 귀한 물건이 아니다. 어쩌면 컴퓨터를 동네 슈퍼마켓에서 파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수많은 정보 서비스들도 이제 가격을 내리다 못해 아예 거저 가져가라고 사정하고 있다. 한 달에 20달러만 내면 무제한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분당 10센트면 전세계 어디로나 전화를 걸 수 있다. 이제 정보 기술 분야에서의 연구개발은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가격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 새로운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것은 그다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이처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보 기술과 관련 산업이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물론 정보 기술은 자동차, 강철, 석유, 전기와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와 사회가 부드럽게 작동하게 하기 위한 윤활유로서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가용성, 비용, 용도, 추가 개발 및 잠재력 등을 고려해 볼 때, 이제 정보 기술을 하이테크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물론 여전히 흥미로운 응용 분야가 많이 남아 있고, 우리 생활 곳곳에 걸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정보 기술과 전자공학은 모든 면에서 최첨단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다. 이제 바이오테크가 그 바통을 넘겨받아 최첨단의 자리에서 새로운 경제 엔진으로써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겨우 50년에서 60년 정도 지속되었던 정보 시대로부터 바이오테크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정보 기술이 지난 50여 년 간 주요 경제 엔진의 역할을 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일련의 기술 ㅡ 생물학과 소재 과학 ㅡ 이다음 시대의 경제 엔진으로 등장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 두 과학은 경제 및 정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의 범위와 규모 그리고 중요성 등의 측면에서 서서히 전자공학의 자리를 대신해 가고 있다. 이제 새로운 하이테크는 바이오 소재 기술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이테크를 정의하는 데 사용되는 두 가지 기준인 연구개발 투자비와 특허 출원 건수를 살펴봐도 이러한 사실은 명확하다. 산업 시대의 기업들, 즉 자동차 회사, 에너지 및 강철 생산자들은 수입의 5퍼센트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정보 시대의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10퍼센트 내지 15퍼센트 정도를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바이오 기업들은 최소 15퍼센트 이상의 많은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 투자 규모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개발 최기에 있는 어떤 회사는 수입 모두를 심지어는 그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다른 어떤 분야의 기업도 바이오 기업만큼 연구에 많은 비용을 할애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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