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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물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다
이제 막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고 잇는 이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21세기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상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향후 30년 이내의 변화상은 어느 정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30년 이내의 시기에 그 영향력이 인터넷보다 훨씬 더 세계적이며, 일상생활에 불이나 자동차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들이 개발될 것이다. 이것들은 지구상의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보다도 똑똑하고 빠르며, 전세계 군대를 합친 것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될 것이다. 이 놀라운 신기술의 원천은 사실 우리 주위에, 혹은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알고 있는 가장 복잡한 약국인 인간의 몸 안에 있다. 지구상의 또 다른 생명체인 식물과 동물 안에 감춰져 있는 에너지와 생명의 광대한 창고에도 있다. 그리고 지구상의 무기물 속에 숨어 있는 상품 및 서비스의 커다란 공장 속에도 있다. 새로이 시작되는 바이오 소재 시대는 바로 이 유기물과 무기물을 포함한 모든 물질 안에 감춰져 있는 어마어마한 보석 창고로 가는 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세기에는 바이오 소재에 의해 정치, 경제, 사회의 많은 부분이 새롭게 정의될 것이다.
생물학이 물리학과 화학을 이기다
20세기가 물리와 화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물리학과 화학에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 두 과학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생물학이 이 두 과학에 비해 훨씬 더 풍부한 성과를 쏟아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전체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앞으로 펼쳐질 반세기 동안에는 세계 경제가 생물학으로부터 대부분의 연료를 공급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산업 시대에는 증기 기관과 그에 연관된 기술 개발들에 의해 세계가 물리와 화학의 영향력 안에 놓이게 되었다. 뉴턴으로부터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과학계의 슈퍼스타들은 우리가 물리의 세계를 이해하고 이로부터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매혹적이면서도 또한 경제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과학인 물리와 화학은 우리에게 풍요로움과 편리함이 세계를 안겨주었다. 에너지를 정복함으로써 산업 시대의 기술은 세계를 아주 작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증기 엔진은 석유와 전기에 의해 밀려났으며, 이것도 나중에는 인류를 달로 보내준 로켓 엔진과 제트 엔진으로 대체됐다. 텔레비전을 통해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가장 오래 남았던 것은 다름 아닌 아주 작은 지구의 모습이었다. 20세기 후반 동안 물리 및 화학은 정보 시대의 가장 경이로운 성과물인 컴퓨터 칩을 만들어냈다. 이 칩 하나로 인해 우리 삶의 모든 부분, 즉 가장 평범한 것에서 가장 특별한 것까지, 가장 세속적인 것에서 가장 성스러운 것까지 모든 것이 재구성되었다. 이 칩은 결국 1963년에 마셜 맥루한이 '지구촌'이라고 불렀던 글로벌 통신 인프라의 핵심이 되었다. 20세기의 후반에는 전례 없는 정보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이에 따라 작아지는 세계 및 시간의 정복을 목격했다. 오늘날 정복 기술이 21세기의 바이오 소재 기술과 교차하는 마당에, 우리는 생물학이 전자공학을 범위와 속도 그리고 영향력 면에서 월등히 아서는 것을 분명히 보게 될 것이다. 바이오 소재는 이전 기술들의 역량까지도 모두 묶어서 새로운 시대로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다.
바이오 소재의 글로벌 혁명
다가오는 바이오테크 혁명은 지금까지의 어떤 기술 혁명보다 가장 글로벌한 영향력을 발휘학 될 것이다. 즉 바이오 소재 기술은 이전의 어떤 기술보다 더 많은 국가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효과적으로 이용될 것이다. 바이오 소재 기술의 속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볼 때, 이전의 농경 기술이나 산업 기술, 심지어는 정보 기술보다도 훨씬 더 넓은 범위에 걸쳐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산업 시대는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로 형성되었다. 이 시대의 기술은 단지 서구의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와 사회 구조까지도 새롭게 변화시켰다. 하지만 이 기술이 세계의 다른 지역에까지 뻗어 나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늘날까지도 중국의 농촌 지역이나 아프리카 등에서는 이 산업 기술이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 시대는 산업화된 서구 사회를 바꿔놓으면서 산업 기술보다도 지구촌의 더 많은 곳에 영향을 미쳤다. 정보 기술의 확산을 막으려는 정치적 노력들이 있기는 했지만, 이는 결국 극복되었다. 정보 기술은 서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소위 제2세계 국가라고 불리는 나라들에까지 확산되어 그 나라의 경제와 정치 및 사회를 변화시켰다. 이 지역을 주로 '신흥 공업 국가'라고 부르는데, 예전의 공산 유럽 국가 및 남아메리카의 독재 국가들이 이에 해당한다. 산업 혁명 전 단계는 기본적으로 농업이 지배하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생계형 농업에 삶을 의존하고 있었다. 도시는 불과 몇 개 지역에 불과했고, '국가'라고 불리는 지역도 우연한 지형적 변화에 의해 형성되거나(그 예로 일본이 있다) 강력한 언어 및 인종적 유대감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었다. 산업 혁명으로 인한 중앙 집중화의 특성은 크게 두 가지 경향을 만들어냈다. 첫째는 '도시화'이다. 많은 노동자들이 도시로 몰려들어 노동력의 중앙 집중화를 이루었다. 둘째는 '국영화'이다. 이는 무역에 대한 경제적 통제를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즉 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인력, 자본, 원자재에 대한 중앙 통제를 통해 많은 산업을 국영화한 것이다. 산업 시대는 또한 종래의 세계를 세 개의 경제적 영역으로 구분했다. 북미, 서유럽,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와 같은 제1세계와 동유럽, 나미, 어느 정도 개발된 아시아 지역 일부와 같은 제2세계 그리고 중국, 아프리카, 중미와 같은 제3세계이다. 이러한 구분은 주로 GDP와 같은 경제 지표와 연관돼 있으며, 나아가 산업 기술을 얼마나 받아들였냐 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가 흔히 제1세계라고 부르는 선진 산업 국가들은 산업 기술의 발명자들이며 최초로 이를 받아들인 나라들이다. 산업 기술이 서유럽 국가 전역에 고루 퍼져 사용되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중요한 기술 발전은 미국, 영국 및 독일과 같은 몇몇 국가들에서만 이루어졌다. 이러한 제1세계는 오늘날 전 세계 부의 70퍼센트 이상을 누리고 있다.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10퍼센트밖에 안 되지만 말이다. 이러한 제1세계 국가들은 정보 기술에 있어서도 역시 앞서서 이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2세계에서도 정보 기술의 상업화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정보 기술의 보급 확대와 제품 가격 낮추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정보 산업 발전에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브라질이나 인도 같은 나라에서조차 소프트웨어를 대량 생산하면서 정보 산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소위 개발도상국들은 산업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지 못했으며, 이 기술을 응용하는 데 있어서도 신속하지 못했다. 그 결과 선진국에 비해 상활 수준이 뒤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는 텔레비전, 이어서 전화 및 팩스, 그다음은 컴퓨터와 같은 순서로 정보 기술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비록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제2세계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 영역 속에 정보 기술을 끌어들여 급속히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남미의 경우 퍼스널 컴퓨터를 비롯한 다른 컴퓨터 기술이 서구에 필적할 정도로 발전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