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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경제 혁명

멋있는 2020. 10. 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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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 디지털보다 중요해진다

 

바이오테크처럼 응용 범위가 넓은 기술일수록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게 마련이다. 최근 들어 여러 대중 매체에서 바이오테크 및 이와 관련된 문제들, 특히 윤리적 문제를 다루면서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타임 매거진과 비즈니스 위크지는 향후 100년을 '바이오테크의 시대로' 선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바이오테크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소재과학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살펴본 사람은 없었다. 비록 경제학을 '음울한 학문'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21세기에는 경제학만큼 기대되는 분야도 없다. 바이오 소재 기술은 의료와 농업 분야에서 전혀 새로운 상업적 양상을 만들어낸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기술에 의해 모든 제품에 있어 기능은 향상되면서 가격은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고, 나아가 새로운 산업 르네상스가 시작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이오 소재는 환경과 인간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본질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며, 인간 및 동식물을 괴롭혀온 각종 질병에도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이 새로운 기술은 맬서스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수의 인간을 먹여 살리게 될 것이다. 산업 시대에는 기계를 주요 원동력으로 이용했고, 정보 시대에는 전자 기술을 이용해 이를 확장했다. 바이오 소재는 향후 15년 내에 인터넷보다도, 심지어는 정보 혁명 전체보다도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다음 장에서 바이오 경제의 성장 법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그 전에 기술이 어떻게 경제를 이끌어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난 경제의 역사를 돌이켜 보건대, 경제 개발을 지배하는 힘은 바로, '기술 혁신'이었다. 경제 성장은 기본적으로 자본 및 노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이 자본과 노동이 보다 효율적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술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지난 두 세기동안 산업 세계에서 이룩한 경제 성장과 생활의 질적인 향상도 바로 '기술'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경제학자인 슘페터는 시장과 경제를 변화시키는 것은 기계와 인력의 양적인 증가보다는 주요 기술의 성숙과 폭넓은 응용이라고 말함으로써 다른 동료 경제학자와 견해를 달리했다. 슘페터가 내세우는 기술의 개념은 다른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에 비해 매우 포괄적이다. 최근 널리 쓰이는 기술 개념과는 달리 슘페터는 기술의 개념을 컴퓨터, 전자 및 다른 하이테크 기술에만 한정하지 않고 새로운 일처리 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제품과 공정을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즉 슘페터에게는 복식 장부 기록법이나 종합 품질 경영 등도 기술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하는 것 역시 다른 기술 혁신 못지않게 저변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한몫을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개념의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창조적 파괴'이다. 즉 과학적이고 조직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경제 전반에 걸쳐 생산 구조를 바꾸는 계속적인 창조적 파괴에 의해 경제 발전이 결정된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술에 의한 창조적 파괴는 서구 문명이 누리고 있는 지속적인 풍요의 기반이 되어왔다. 산업 시대의 성장과 한계를 결정지었던 두 가지 중요한 경제 법칙이 있다. 첫번째는 '규모에 따른 보수 증가'로 중앙 집중화와 대량 생산의 이점을 특징적으로 말해준다. 이 법칙은 지난 세기에 있었던 기록적인 부의 창출의 원동력이었다. 두번째는 '범위에 따른 보수 감수'로서 산업 경제의 크기와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 기술이 긍정적인 결과와 더불어 경제와 정치 그리고 환경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음을 의미한다. 산업 시대의 기본 법칙이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분야가 있긴 하지만, 많으 부분이 정보 시대의 법칙에 의해 퇴색되었다. 정보 시대의 경제 법칙은 산업 시대에는 한번도 꿈꿔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경제적 부를 창출해 냈다. 하지만 산업 기술과 마찬가지로 이것 역시 그에 수반되는 정치 및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산업 혁명 : 농장에서 공장으로

 

관개와 비료 그리고 윤작이라는 농업 기술의 발전은 갈색의 땅을 녹색으로 탈바꿈시키면서 1800년대에 10억 명의 인구를 충분히 먹여 살릴 만큼의 높은 수확을 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후에 트랙터가 개발되면서 농사가 훨씬 수월해지고 수확량도 그만큼 늘어나 수십억 명의 인구까지도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농업 인구의 대부분이 산업 사회로 흘러들어간 상태다. 모두들 전문적인 기술을 익혀서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의 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증기 기관, 휘발유, 전기는 도시의 노동자들에게 의복과 거주지를 제공하고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예전에는 왕들에게나 허락되었던 호사스러움을 일반인들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산업 시대 : 에너지를 다스리다

 

20세기 산업 시대의 경제 발전을 조망해 보면 두 가지의 '창조적인 파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하나는 에너지 또는 동력원이 인간의 힘을 대체한 것이다. 증기, 휘발유 그리고 최종적으로 전력의 사용은 조립 생산 기술을 가능하게 했고, 또 분업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득을 창출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생산 기술은 제품의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한때 특별히 부유한 사람에게만 허용되었던 자동차를 일반 대중도 구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산업 경제의 변화와 고속 성장은 1880년대에 전기를 상업용으로 판매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되었다. 본격적인 산업 시대의 문을 연 것이 단지 전기뿐만은 아니었다. 새로운 동력의 배분을 통해 현대적인 생산 조립 라인을 만들어냈던 혁신적인 사람들도 산업 경제 발전에 한몫을 했다. 증기 시대 공장의 주요 설비였던 기계 벨트와 도르래는 생산성 향상에 있어 물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큰 제약으로 작용했다. 전기와 보다 현대화된 생산 설비는 이러한 제약을 완화시켜 주기는 했지만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 산업 시대 초기에는 증기가 인간의 힘을 대신했고, 다음에는 전기가 증기를 대신하게 되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기가 가져온 변화는 단지 대체 자원의 투입으로 생산 공정이 좀더 빨라지고 제품의 가격이 낮아진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부터 얻어진 실제적 이득은 경제 전반에 훨씬 유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즉 전기는 많은 기업이 기계와 설비를 재배치 하고, 노동 기술을 바꾸고, 사람들을 공장에서 사무실로 옮기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이고 조직 속에 내재돼 있어서 외부로 드러난 결과에 비해 눈에 덜 띄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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