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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바이오테크는 트랜지스터 시대의 전자공학이나 그 몇십년 후 초기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개발자들이 직면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시간과 돈의 문제다. 정보 기술 분야를 보면, 적어도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연구와 제품 개발이 빌 휼릿이나 데이브 패커드 같은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서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자금을 대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국의 정보 산업은 기술 혁신 자금으로 벤처 자금이 얼마나 투입되는지에 따라 성장을 해왔다. 그리고 매우 특수하고 제한된 목적을 가지는 바이오테크 제품과는 달리 정보 산업 제품들은 일반적인 제품으로서 다양한 용도에 즉시 응용이 가능했다. 따라서 어떤 목표 시장에서 제품을 충분히 구매해주지 않으면 곧 다른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나중에 IPO를 통해 추가 성장 자본이 유입되었지만, 몇몇 기업은 그렇게 기업 가치가 상승된 뒤에는 다른 곳에 매각해 버리는 '퇴출 전력'을 썼다. 결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휴렛 팩커드, 델, 시스코, 인텔 등과 같은 몇몇 수위 기업들이 정보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정보 산업 밖에 있던 대기업들이 정보 산업에서 한몫 보기 위해 작은 정보 기술 회사를 흡수하기도 했다. 바이오 소재 개발 역시 아직은 에릭 드렉슬러, 크레이그 벤터와 같이 혁신적이고 고집스러운 몇몇 사람에 의해 추진되고 있지만, 정보 기술의 초창기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여기에는 차고도 없고 '비정상으로 보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는 비전문 기업가들도 없다. 바이오 소재 연구는 첨단 장비를 갖춘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통해 세포와 아원자 미립자들을 분석하는 고도로 훈련된 과학자들을 필요로 한다. 바이오 소재의 세계에서는 고가의 인력이 고가의 실험실에서 고가의 장비를 사용한다. 바이오 회사의 경영자들은 실험실에서의 연구뿐만 아니라 이 실험실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 투자자들을 설득함으로써 운영비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투자 유치 활동도 이전과는 그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살아 남기 위한 미래 전략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창업자인 브루스 헨더슨은 '캐시카우'라는 말을 만들어냈는데, 이 말은 소의 젖에서 우유를 짜내듯 돈을 짜낼 수 있는 기업의 '재원'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바이오테크는 캐시카우는 커녕 수익은 내지 못하면서 계속 돈만 써 없애는 '캐시버너' 노릇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꿈을 팔기 위한 바이오 기업 경영진의 힘겨운 노력이 없었다면 바이오 산업은 이만큼 발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유전공학 연구 회사들은 꿈을 팔면서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분야의 연구개발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져서 투자자들과 사업 파트너들이 더 잇아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게 되었다. 서류상으로 계획서를 제출하고 전망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돈을 투자한 사람들은 제품이 출시되어 배당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IPO를 통해 주식 시장에 나간 기업들은 퇴출 전략 대신, 새로운 영역의 과학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는 미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바이오 회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거대 제약 회사들과 각종 제휴를 맺고 있다. 시장 출시용 대량 생산 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평균 잡아 3억 5,000만 달러에서 4억 달러 정도이다. 작은 기업에서 제품 개발비도 문제지만 제품을 판매할 영업 사원을 고용하는 일도 문제다. 특히 아직까지 시장에 출시된 제품이 없어서 특별한 수입원이 없을 때는 더욱 그렇다. 몇몇 창조적인 경영자들은 임상 실험을 위한 연구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단기 유동성이 좋은 기업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미완의 기술을 가진 다른 회사와 계약을 맺고 서로에게 유동성을 지원해 주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많은 벤처 기업들이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나 1,2차 주식 공모를 통해 자금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투자자들의 정서나 시장 상황에 따라 매우 가변적이기 때문에 여러 모로 불안한 방법이다. 바이오테크가 정보 통신에 이어 홈런을 칠 수 있는 다음 타자라는 소리가 나올 때마다 돈이 바이오테크 쪽으로 홍수처럼 흘러들었다. 하지만 이윤이 남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린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깨닫는 순간, 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바싹 말라버렸다. 그리고 이러한 변덕스러운 패턴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1999년 3월 패소제닉스와 같은 소형 바이오 회사들의 주가가 70퍼센트나 하락했다. 이는 이 회사들이 기대 이하의 수익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지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직까지 바이오 산업이 초기 발전 단계에 있기 때문에,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흡사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그 회사가 단 한 가지의 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작은 바이오 회사들은 제휴를 통해 하나로 뭉치거나 서로의 주식을 사서 지원하거나 시장에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류코사이트가 천식과 피부 염증 치료제 등을 추가로 생산하기 위해 사이토메드를 구입했고, 오하이오 주 캔턴에 있는 오르가노제네시스가 노바박스와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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