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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질과 도구들

멋있는 2020. 9.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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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원자와 세포가 공장이 된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소재과학은 전자공학의 뒷전에만 머물러 있었다. 로드니 댄저필드 같은 과학자는 소재과학 분야에 많은 공헌을 했는데도 그다지 알려지지는 않았다. 예전의 소재과학 연구는 주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를 새로운 목적에 맞게 변형시키는 데 한정돼 있었다. 아니면 두 종류의 금속을 용접하는 더 좋은 방법을 찾는 정도의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 단계 진보한 소재과학은 과학의 최첨단에 서있다. 진보된 소재과학은 물질의 발견 과정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았으며 유기 및 무기 물질을 과학적으로 또 상업적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꿔 나가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연구에는 일류 물리학자와 화학자 및 전자공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엔지니어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나아가 생물학과 의학 분야의 연구원들까지도 이 최첨단 연구에 동참하고 있다. 소재과학의 발전과 함께 유기물이나 무기물로 만든 제품간의 구별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 많은 합성 바이오 소재들이 천연 유기물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터셀이라는 기적의 섬유는 박테리아로부터 얻어지고 있다. 그 밖에 다른 많은 예들이 날마다 등장하고 있다. 금속과 같은 자연 소재에 대한 과심에서 출발한 소재과학이 이제는 폴리머, 세라믹스, 포토닉, 다공성 및 점착성 소재와 같은 놀라운 기능을 가진 여러 가지 유기 및 무기 혼합 소재들로 연구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소재과학은 주변 환경에 반응하며 스스로 형태를 변환시키기도 하는 스마트 소재를 개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러 있다. 과거의 소재과학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 소재를 연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천연 소재의 특성을 분석해 적당한 용도를 찾아내는 것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소재과학은 특별한 용도를 미리 염두에 두고 물질을 원자 수준에서 재설계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온도 조절 기능을 갖춘 페인트, 스스로 모양을 만들고 변형되기도 하는 외과 수술용 혹은 포장용 금속 등과 같은 것이 그 예이다.

 

 

 

물질의 가장 작은 조각을 찾아

 

오늘날 신소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물리학자, 생물학자와 함께 물질을 정복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물질을 아원자 단계 혹은 분자 단계에서 재구성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99년 5월 초 스탠포드 대학의 선형 가속기 센터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으로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인 쿼크 및 이의 반물질을 연구하기 위한 'B-공장'을 연다고 발표했다. 몇 주 뒤에는 나고야 대학의 일본 연구진도 이의 뒤를 따랐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물질의 가장 작은 조각을 찾아내려는 연구는 머지않아 인류가 물질을 완전히 정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 과정에서 개개의 원자와 세포마저도 하나의 공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새로운 공장은 앞으로 수많은 제품과 에너지를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해 낼 것이다. 소재과학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은 이 신소재를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할 것이지 고민하고 있다. 반면에 물리 이론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아원자 세계를 점점 더 깊이 탐구해 들어가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리디아 리 손 교수는 하나의 원자를 통해 수백 마이크로앰프의 전기를 전도하는 메조스코픽 시스템 영역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메조스코픽과 새로운 물질

 

'작을수록 더 좋다.'

이것은 프린스턴 대학의 리디아 리 손 박사가 단 하나의 원자를 이용해 수백 마이크로앰프의 전기를 전도할 수 있는 회로인 메조스코픽 시스템의 새 지평을 여는 연구에서 채택한 접근 방식이다. 손박사는 자신의 작업이 의료, 화학 및 생물학 분야에서도 수없이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원자 장비는 일정량 이상의 전기라도 하나의 전자 운동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이 젊은 물리학 교수는 말한다. 그런데 아직 인류가 이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기계를 작동하려면 초저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박사는 트랜지스터가 최초로 발명된 1947년에서 20여 년이 지난 1966년 10월 26일 맨해튼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을 이렇게 설명한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를 단지 과학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아요. 일종의 진리를 탐구하는 작업이죠. 이 기술과 관련해서는 어떤 주관적인 상상도 개입할 수 없어요.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거죠. 저는 지금 특정한 목적을 위해 '장비'를 만들고 있는 거예요." 이러한 확신은 그녀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때때로 그녀 자신도 일이 진행되는 속도에 놀랄 정도로 말이다. 그녀는 1984년 파라사파니 힐스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그 해 가을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뒤 자신의 최초의 논문을 발표했다. 1988년에는 화학 및 물리학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하며 우등생으로 졸업했고, 4년 뒤 하버드에서 25세의 나이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다음 한 해 동안은 네덜란드의 델프트에서 나토의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했고, 그 다음 2년간은 뉴저지의 머리 힐에 있는 벨 연구소에서 일했다. 그녀는 계속 많은 논문을 발표하여 1993년에서 1995년까지 3년 동안 전부 1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이 기간에 주요 학술회의에서 총 22회에 걸쳐 강연과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손박사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프린스턴 대학에서 일해오고 있다. 그녀는 분자 기계와 나노 기술 분야의 선구자이면서 『창조의 기관』의 저자인 에릭 드렉슬러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그는 비전은 있었지만 초기 작업을 너무 중구난방으로 하는 바람에 썩 훌륭한 결과는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그가 했던 연구 중에 어떤 것은 실현 가능한 것이었지만, 어떤 것은 몽상에 지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나는 오로지 증명될 수 있는 일에만 노력과 열정을 쏟아부을 것입니다." 한편 그녀는 마리 퀴리나 로절린드 프랭클린과 같은 여성 과학자들을 존경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요즘 그들이 얼마나 어려운 길을 거쳐 갔는지 알 것 같습니다. 나는 이전 세대들이 해놓은 일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를 한다는 것은 때로 외로운 일입니다. 다행인 것은 메조스코픽 분야에서는 서로가 많이 격려해 줍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힘든 분야이기 때문이죠. 서로 목숨 내걸고 경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녀가 존경하는 또 다른 과학자는 프린스턴 대학의 생물학 교수였던 아놀드 레빈이다. 그는 지금은 뉴욕에 있는 록펠러 대학의 총장으로 있다. 손박사는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메조스코픽 시스템이 나아갈 미래가 레빈이 연구하는 분야, 즉 생물학에 있다고 본다. "앞으로 많은 분야가 생물학과 합쳐지게 도리 겁니다. 메조스코픽 세계와 분자생물학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서로 접목하려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세계가 같은 크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죠. 메조스코픽은 단지 물리학만으로는 유지되기 힘듭니다. 여러 분야가 모여서 공동 연구를 해야 돼요. 그래야 조금은 엉뚱하고 특이한, 물질을 이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해 낼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통해서 바로 이런 일들을 하는 데 아주 뛰어난 재주를 보여왔다. 손박사의 연구는 전세계 다른 이론물리학자들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물질 세계의 모든 영역에서 신소재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앞으로 더 싸고 질 좋은 새로운 에너지원들이 개발될 것이며,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과 유통을 위해 기능과 품질이 월등히 향상된 원자재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나아가 생산 기술 자체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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