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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한다

 

1899년 미국 특허청장이었던 찰스 듀엘은 매킨리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 보냈다. "이제 발명될 것은 다 발명되었으니 그만 특허청 문을 닫으십시오." 하지만 영국의 과학자 존 매독스 경은 1996년 그의 저서 『발견될 것은 무엇이 남았을까?』에서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는 수세기에 걸친 놀라운 과학적 발견들을 되돌아본 후 듀엘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그는 물었다. "다음에는 무엇이?" 그리고 스스로 대답했다. "아주 많이!" 매독스가 21세기의 과학이 그 답을 찾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질문 중 많은 수가 생물학 또는 인간의 생명 현상에 관련돼 있다. 40억 년 전에 어떻게 생명이 시작됐는가? 유전적으로 원숭이와 비슷한 이류가 어떻게 400만 년 전에 직립과 언어의 진화 과정을 시작하게 됐는가?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가? 아직 발견해야 할 것들이 더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금도 바이오테크는 생물학 분야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룬 상태다. 특히 지난 수년간 세포 및 신체 조직 기술에서 탁월한 성과를 일궈냈다. 세포 및 조직의 기능과 반응을 증식시키고, 보호하고, 조작하여 다양한 의료 분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약물학적 물질의 조합을 통해 특수 목적을 갖는 천연 또는 합성 생체 재료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선택적 투과성을 가지고 있어서 신체 내에 들어가면 녹아 없어지는 인공 뼈대, 약품이나 백신을 신체 내에 전달하기 위한 자동 조립 시스템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나아가 나노 구조물 및 미세 수술 기술의 만남으로 생물학자와 엔지니어 그리고 소재 과학자가 한 팀을 이룬 공동 연구팀이 각 신체 기관의 병리를 다루고 있다. 생합성 피부, 세포 치료법, 표현형과 유전자형을 모두 유지하는 장기 이식 및 인공 장기 등이 이들이 이루어낸 성과물이다. 여기에서 표현형이란 유전자 및 환경의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모든 신체적, 생화학적 성질을 말하고, 유전자형이란 한 개체에 있어서의 완전한 유전자 구성을 말한다. 바이오테크 과학자들은 이미 특정 질병과 각각의 손상된 유전자를 연결하는 인간 유전자 코드도 밝혀냈다. (지금까지 알려진 4만 여 가지의 질병 중 약 3천 가지가 유전학적인 관련이 있는 걸로 밝혀졌다.) 그 유전자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파킨슨병에 관련된 유전자

-콜레스테롤 대사 불량과 같은 치명적인 유아기 신경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비정상적인 심박동 및 심장 혈관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노인 시력 상실의 주원인인 노화에 따른 반점성 퇴화와 관련된 유전자

 

그 외 다른 주요 발견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인간이 두뇌 활동을 관찰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신경계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뉴로이미징 기술

-암과 노화의 이해를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세포 분할 여부를 결정하는, 염색체 끝에 위치한 텔로미어의 발견

-신생 혈관 형성을 억제하여 종양의 성장을 막고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방법을 열게 될 단백질의 발견

-식물 및 동물에게서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 예방 메커니즘의 발견

-모기 안의 말라리아 병원균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세 종류의 단백질의 발견

-전 세계 아이들에게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로타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설사 치료용 약품

-신체의 특정 부분에 약품을 맞춤으로 전달하는 기술

-달팽이, 산호 및 상어와 같은 해양 동물로부터 진통제 및 항암제 물질의 추출

-소나 돼지 같은 동물의 몸 안에 인간의 신체 대체물을 배양하는 기술

-유전자 구조를 '읽어내는' 컴퓨터 칩

 

더 이상 발견될 것이 남아 있을까? 물론이다. 그것도 산더미같이! 앞으로 몇 년 지나지 ㅇ낳아서 제약 분야 연구는 현재 500종류에서 2만 5,000종류로 증가할 것이다. 이 중에서 25퍼센트만 실제로 구현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14배 가까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많은 연구가 성공할 가능성은 있는가? 만일 연구에 투입되는 돈의 액수만을 가지고 성공을 점칠 수 있다면 확실히 그렇다. 최근 들어 유전자 관련 분야에 투입되는 연구개발비의 규모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1998년 미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210억 달러나 되는 돈을 유전공학 연구실에 쏟아부었다. 상위 20개 제약 회사들은 지난 7년간 지출을 두 배로 늘렸다. 유럽의 제약 회사들은 2000년도에만 총 140억 달러를 연구비로 투입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민간 연구개발 분야에 투입되는 규모는 390억 달러에 이른다. 다른 대부분의 정부 예산이 삭감 압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및 보건 분야의 예산은 8퍼센트나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뿐 아니라 이탈리아, 한국 및 캐나다 등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바이오테크 2000'의 일환으로 지난 4년간 바이오테크에 총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1999년에는 이 부분의 정부 예산이 80퍼센트나 증가해 민간 분야의 30퍼센트 증가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아으로도 계속해서 바이오테크 관련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의 바이오산업은 전반적인 경제 불황으로 주춤하고는 있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 과학의 주요 발전은 바이오테크 연구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발견, 즉 DNA 구조의 발견은 47년 전에 이뤄졌고, 1980년대 중반에는 신약과 같은 바이오테크의 상업화에 따른 주요 변곡점이 있었다. 그 이후로도 바이오테크는 수많은 발견과 새로운 발전을 거듭했다. 지난 과학의 역사를 돌이켜 보건대, 바이오테크 관련 핵심 발견은 매우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지금 바이오테크는 새로운 하이테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바이오테크가 1990년대 혜성처럼 등장해 각광을 받기까지는 수 천 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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