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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캐피털리스트

멋있는 2020. 9. 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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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열매의 수확

 

어떤 경제 시대에도 승자와 패자는 있었다. 바이오 경제 시대에는 승자가 훨씬 더 많고 패자는 매우 적을 것이다. 농경 시대의 경제적 승자는 매우 소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들 중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거나 개발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산업 시대에 새로운 기술의 발명가들은 자신들의 발명품으로부터 상당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경제적 성과의 상당 부분이 종종 록펠러, 멜론, 밴더빌트와 같은 돈놀이꾼들에게 넘어가기도 했다. 정보 시대에 접어들면서 신기술의 발명가와 개발자들이 최소한 그들에게 돈을 댄 자본가들만큼은 이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는 PC 소프트웨어 부분에서의 기술 혁신을 통해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마이클 델도 컴퓨터를 파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게이츠만큼이나 돈을 벌었다. 마치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이 새로운 판매 기법을 도입해 큰 돈을 번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각 시대는 기술 혁신의 열매를 발명가도 자본가도 아닌 일반 대중에게 더 많이 나눠주었다. 특히 서구 민주 사회에서는 매번 새로운 기술 혁신의 시대가 열릴 때마다 투자와 생활 수준 향상 등의 측면에서 패자에 비해 승자의 숫자가 더 많이 늘어났다. 실제로 새로운 기술 혁신은 언제나 이전의 기술보다 더 많은 경제적 부를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눠주었다. 농경 시대의 경제적 열매는 주로 소수에 집중되기는 했지만, 결국 농업 기술로 인해 전세계 식량 생산이 수요를 초과함으로써 최초의 실질적 인구 증가가 시작될 수 있었다. 산업 시대의 기술은 많은 재벌 기업가를 탄생시켰고 새로운 사업 엘리트 계급을 만들어냈다. 이들 산업 자본가들의 수는 이전 시대의 열매를 거둬갔던 사람들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산업 시대가 경제적 이득의 광범위한 확산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산업 경제를 받아들인 나라에서는 기업 경영자나 자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수입이 차츰 늘어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정보 시대에도 몇몇 사람이 기술 혁신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긴 했지만, 산업 시대와 마찬가지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경제적 이득이 돌아갔다. 이렇게 기술 혁신의 경제적 이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경향은 바이오 소재 시대에도 역시 계속될 것이다. 셀레라의 최고경영자이자 인간 게놈 연구의 핵심 인물인 크레이그 벤터는 자사에서 연구한 유전자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겠지만, 한편 그 연구 결과를 인터넷 사이트에도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셀레라의 결정은 앞장에서 설명한 바이오 시대의 신경제 법칙을 더욱 확고하게 할 것이다. 세계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제 더 많은 국가의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소득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비록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국가와 사람들이 있겠지만, 바이오 소재 시대는 전세계적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적 번영의 시대를 열어줄 것이다.

 

 

 

바이오 경제의 새로운 자본가들

 

기술 혁신에 따른 열매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 외에도 바이오 경제는 지금까지의 다른 경제 시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이전 시대에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자가 창업 정신과 경영 기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충분한 자본까지 함께 확보하기를 요구했다. 산업 시대에는 부유한 몇몇 거대 자본가에게 자본을 의지해야 했다. 미국에서는 이들을 '노상 강도 귀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정보 기술은 산업 기술에 비해 적으 자본으로도 가능했기 때문에 보다 많은 기술 개발이 막강한 자본가들보다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들과 주식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또한 많은 신기술의 발명과 연구개발 및 시장화가 몇몇 주도적인 기업들에 의해 이뤄졌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학과 정부는 기껏해야 들러리 정도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이제 막 성장 단계에 들어서기 시작한 바이오 경제는 작지만 혁신적인 바이오 회사들과 기존의 대기업 간의 새로운 차원의 협력 위에 세워질 것이며, 벤처 캐피털리스트와 기업과 대학 그리고 정부 간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빚어지게 된다. 기술 개발에 드는 엄청난 비용, 광범위한 경제적 보상 그리고 대중에게 미칠 수 있는 막대한 부작용 등이 그 요인들이다.

 

 

 

꿈에 베팅한다

 

지난 30여 년 동아 많은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바이오 소재 혁명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 이들은 오랫동안 인내심을 발휘하며 돈을 투자해 왔고, 또 그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는 최대한 포용을 해왔다. 이들에게는 인내심과 모험심 두 가지 모두가 요구되었던 것이다. 바이오 비즈니스는 마치 10년짜리 포커 게임과 같다.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베팅을 해야 하는 것이다. 바이오 산업에 자본을 대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장기간에 걸쳐 많은 액수를 베팅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의 벤처 캐피털리스트와는 좀 달라야 했다. 산업 시대의 회사들은 연구개발비에 수입의 5퍼센트만을 투자했다. 정보 회사의 경우 5퍼센트 내지 15퍼센트 정도다. 현재 상위 10개 제약 회사들은 8퍼센트 내지 15퍼센트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으며, 바이오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15퍼센트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규모가 작거나 아직 수입원이 없는 바이오 회사의 경우 그야말로 가지고 있는 자금 모두를 연구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 이렇게 규모가 크고 위험 부담이 높으며 장기간 기다려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바이오테크에서 발을 빼고 있다. 주식 시장 역시 변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때 월스트리트에서 잘 나가던 바이오 주식이 갑자기 천덕꾸러기가 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말 바이오 주식은 몇몇 잘 나가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특히 이 기간에 바이오 주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인터넷주에 비해 덜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이 시장 자본화가 매우 낮았으며, 기업 공개를 할 때 역시 주식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의 지표들은 많은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바이오테크 분야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상당수의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바이오 농업에 매우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으며, 유럽의 바이오 벤처 자본 시장은 중요한 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 주식 시장에서는 인터넷 기업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 바이오 기업에 더 강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바이오테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그들은 큰돈을 벌고 싶어 한다. 특히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기대는 더욱 커져간다. 주식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이자 및 배당 수입을 올리고 싶어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제로부터 크게 한몫 챙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비록 1990년대 말에는 대부분의 주식 투자가 인터넷 주식에 몰려 있었지만, 지난 10년간 바이오 주식도 상당히 선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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