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녹색 혁명을 꿈꾼다 웨일스 남부에 있는 한 농장에서 어린 소년 한 명이 수세대에 걸쳐 집안 대대로 키워온 양들에게서 양털 수확하는 일을 돕고 있다. 그런데 그 양털 수확 방법은 지난 5,000년 동안 해마다 어떤 의식처럼 치러지던 그런 전통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 양은 제 스스로 털을 벗겨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양들은 유전공학적으로 조작된 '바이오클립'이라는 단백질이 든 주사를 맞았고, '헤어네트'라는 특별한 옷을 입고 있다. 일주일 후에는 몸 안에 주입된 단백질의 작용으로 양들이 마치 코트를 벗듯이 털을 몽땅 헤어네트에 떨어뜨리고 몸만 살짝 빠져 나오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무런 손실 없이 똑같은 길이의 양털을 얻을 수 있다. 털을 벗고 하루만 지나면 양들의 몸 안에 있는 단백질이 원래 수..
공상과학에서 현실로 바이오테크에 관한 이야기가 일반인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이다. 1990년대 초만 해도 바이오테크에 관한 이야기는 마치 공상과학 소설처럼 비현실적으로만 들렸다. 하지만 1996년 스코틀랜드의 PPL 세러퓨틱스 사가 양을 성공적으로 복제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바이오테크가 공상과학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 복제에 대한 논쟁이 전세계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불행하게도 이 논란으로 인해 바이오테크의 유용한 측면이 무시되면서 사람들은 이 새로운 기술이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켜 줄 수 있다는 진짜 이야기에는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20세기의 의료 기술은 구시대의 유물이 돼버리고 말 것이다. 건..